다이빙 장비 구매, 무엇부터 사야 할까 — 순서와 이유

다이빙 장비 구매를 앞두고 센터에 걸려 있는 드라이슈트와 수트들

서울 잠실 · PADI 5스타 CDC

다이빙 장비 구매,
무엇부터 사야 할까

먼저 사야 할 것과 한참 미뤄도 되는 것. 순서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자격증을 딴 뒤 가장 먼저 오는 고민

장비를 사고 싶은데 순서를 알려주는 곳이 없습니다

오픈워터를 마친 다이버는 거의 예외 없이 같은 자리에서 막힙니다. 내 장비를 갖고 싶은데 무엇부터 사야 하는지 알려주는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마스크, 핀, 수트, 호흡기, 부력조절기, 다이브 컴퓨터, 드라이슈트까지 종류는 많고, 어떤 글은 다 사라고 하고 어떤 글은 아무것도 사지 말라고 합니다. 사고 싶은 마음만 남고 결정은 계속 미뤄집니다.

다이빙 장비 구매가 어긋나는 방식은 대개 둘입니다. 하나는 한 번에 다 사는 경우입니다. 아직 자기 취향을 모르는 상태에서 세트를 들이면 몇 년 뒤 대부분 바꿉니다. 다른 하나는 계속 미루는 경우입니다. 매번 빌려 쓰다 보니 어떤 장비도 손에 익지 않고, 물에 들어갈 때마다 처음 쓰는 물건과 씨름합니다. 둘 다 순서를 모르기 때문에 생기는 일입니다.

이 글은 그 사이를 잡는 순서표입니다. 무엇을 먼저 사면 실력이 늘고, 무엇은 한참 뒤에 사도 아무 손해가 없는지를 이유와 함께 적었습니다. 특정 제품을 권하는 글이 아닙니다. 순서와 판단 기준에 관한 글입니다.

순서를 정하는 원칙

내 몸에 가장 가까운 것부터 삽니다

장비를 고르는 기준은 단순합니다. 사람마다 다른 것부터 사고, 누가 써도 비슷한 것은 나중에 삽니다. 얼굴 모양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발 크기도 다릅니다. 체형도 다릅니다. 마스크와 핀, 수트가 먼저인 이유입니다.

반대로 호흡기와 부력조절기는 잘 관리된 대여 장비와 내 장비의 차이가 처음에는 크지 않습니다. 이 장비들은 성능보다 정비 상태가 중요하고, 정비는 센터가 합니다. 급하지 않다는 뜻입니다.

장비는 빌려서 여러 번 써 본 다음에 사는 것이 원칙입니다. 여러 모델을 써 봐야 내가 무엇을 불편해하는지 알게 되기 때문입니다. 마스크는 새는 자리가, 핀은 다리에 오는 부담이, 수트는 추운 부위가 사람마다 다릅니다. 그 불편이 분명해진 뒤에 사면 두 번 사지 않습니다.

바다 실습을 앞두고 보트 위에 정리해 둔 다이빙 장비 일습
한 번에 다 갖출 필요는 없습니다. 순서가 있습니다.

1순위

마스크와 핀은 가장 먼저 사도 됩니다

마스크는 가장 먼저 사도 되는 장비이면서 가장 잘못 사기 쉬운 장비입니다. 얼굴에 붙는 물건이라 광대뼈 높이와 코 모양, 이마 각도에 따라 새는 자리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물이 계속 들어오는 마스크를 쓰고 있으면 시야가 흐려지고, 마스크를 비우느라 다른 데 신경을 못 씁니다. 처음 배울 때 물이 무섭게 느껴지는 이유가 사실은 맞지 않는 마스크인 경우가 많습니다.

고르는 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스트랩을 걸지 않은 채 얼굴에 대고 코로 살짝 들이마셨을 때, 손을 떼도 붙어 있으면 맞는 것입니다. 시야는 고개를 돌리지 말고 눈동자만 움직여서 어디까지 보이는지로 확인합니다. 코가 잘 잡히는지도 봅니다. 수입 마스크는 서양인 코 모양에 맞춰 만들어진 것이 많아서, 한국인 다이버에게는 코를 잡아 귀 압력을 맞출 때 불편할 수 있습니다. 쓰고 나서 바꾸는 것보다, 쓰기 전에 대 보는 편이 훨씬 쌉니다.

핀은 발 크기가 아니라 다리 힘에 맞춰 고릅니다. 힘에 안 맞는 핀은 다리를 지치게 만들어 물속에 머무는 시간을 깎기 때문입니다. 너무 단단한 핀은 초반에 종아리에 쥐가 나기 쉽고, 자갈 해변을 걸어 들어가는 곳이 많은 국내 바다에서는 부츠를 신는 오픈힐 방식이 대체로 편합니다. 첫 핀은 세지 않은 것으로, 부츠와 함께 고르시면 됩니다. 스노클은 규정상 챙기되 가장 단순한 것으로 충분합니다.

이 세 가지는 합쳐도 부담이 크지 않고, 교육 중에도 바로 씁니다. 처음 시작하는 과정을 등록하셨다면 첫 수영장 세션 전에 마련해도 좋습니다.

2순위

수트는 몸에 맞아야 따뜻합니다

수트에서 중요한 것은 두께가 아니라 몸에 붙는 정도입니다. 웻수트는 안에 들어온 얇은 물 층을 체온으로 데워서 따뜻해지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헐거우면 그 물이 계속 드나들어, 아무리 두꺼워도 춥습니다. 5mm를 입고 떠는 사람과 3mm를 입고 멀쩡한 사람의 차이는 대개 두께가 아니라 핏입니다.

대여 수트는 여러 사람이 입을 수 있도록 표준 치수로 갖춰 둡니다. 잘 맞는 사람도 있지만, 어깨가 좁거나 다리가 길거나 하면 딱 맞는 치수가 없습니다. 물에서 자꾸 추웠던 분이라면 수트가 첫 번째로 바꿔야 할 장비입니다.

살 때는 입어 보고 삽니다. 마른 몸으로 입었을 때 약간 답답한 정도가 물에서는 맞습니다. 목과 손목, 발목이 헐렁하지 않은지, 팔을 위로 뻗었을 때 어깨가 심하게 당기지 않는지 봅니다. 국내에서 계절을 넓게 쓰려면 후드와 부츠, 장갑까지 한 번에 맞춰 두는 편이 낫습니다.

26년 무사고 운영
5,910인정증 발급
976다이빙 프로 배출
몸에 맞게 재단된 다이빙 웻수트를 착용한 모습
수트에서 중요한 것은 두께보다 몸에 붙는 정도입니다.

3순위

다이브 컴퓨터는 생각보다 일찍 필요합니다

호흡기와 부력조절기보다 먼저 챙기시라고 권하는 장비가 다이브 컴퓨터입니다. 이유는 기록입니다. 컴퓨터는 내가 몇 미터에서 얼마나 머물렀고, 얼마나 빨리 올라왔고, 어떤 간격으로 다이빙했는지를 남깁니다. 이 기록이 쌓이면 자기 다이빙을 되돌아볼 수 있습니다.

특히 상승 속도는 컴퓨터가 없으면 스스로 알기 어렵습니다. 안전을 위해 천천히 올라와야 하는데, 감으로만 하면 대부분 자기 생각보다 빠릅니다. 로그가 남으면 다음 다이빙에서 고칠 지점이 보입니다. 대여 컴퓨터로도 다이빙은 되지만 기록이 이어지지 않습니다.

고를 때는 화면이 크고 숫자가 잘 읽히는 것이면 충분합니다. 처음부터 기능이 많은 모델을 고를 필요는 없습니다. 나중에 더 깊고 다양한 환경으로 넘어갈 때 바꾸셔도 늦지 않습니다.

호흡기와 부력조절기는 그다음입니다. 이 둘은 잘 정비된 것을 쓰는 것이 성능보다 중요하고, 사면 매년 정비를 직접 챙겨야 합니다. 1년에 몇 번 들어가지 않는 동안에는 대여가 오히려 안전한 선택입니다. 1년에 10번 이상 들어가기 시작할 때, 그때 사시면 됩니다.

수영장 교육에서 센터 대여 장비로 다이빙을 준비하는 교육생들
대여 장비로 여러 번 써 보는 동안 자기 취향이 생깁니다.

국내에서 오래 다이빙한다면

드라이슈트는 계절과 지역의 한계를 없앱니다

드라이슈트를 갖추면 다이빙에서 계절과 지역이라는 제약이 사라집니다. 몸을 물에 닿지 않게 하고 안에 입은 옷으로 체온을 지키는 방식이라, 물이 차가운 시기와 장소를 가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국내 바다는 여름에도 수심이 깊어지면 차갑고 가을이 지나면 웻수트로는 오래 버티기 어렵지만, 드라이슈트를 입으면 겨울 동해는 물론이고 북극에서 남극까지 지구 어디에서든 물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1년 내내 국내에서 다이빙하는 다이버들과 세계를 다니는 다이버들이 결국 드라이슈트로 가는 이유입니다.

다만 순서상 서두를 장비는 아닙니다. 부력을 다루는 방식이 웻수트와 달라서 별도의 교육을 받고 익혀야 하고, 몸에 맞춰 치수를 고르는 일도 까다롭습니다. 여름 시즌을 한 해 보내면서 로그를 쌓고, 겨울에도 들어가고 싶다는 마음이 확실해졌을 때가 적기입니다.

드라이슈트만큼은 사기 전에 입어 보고 고르셔야 합니다. 치수 하나로 착용감과 보온이 갈리는 장비이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Fourth Element 한국 공식 운영을 겸하고 있어 드라이슈트와 이너웨어를 직접 입어 보실 수 있고, 대여 장비도 갖추고 있어 사기 전에 실제 바다에서 써 보실 수 있습니다. 계절별로 어떤 수트가 맞는지는 국내 다이빙 포인트를 정리한 글에 수온과 함께 적어 두었습니다.

사기 전에 확인할 것

써 보고 사면 두 번 사지 않습니다

장비는 사진으로 고르기 어려운 물건입니다. 같은 치수라도 브랜드마다 실제 크기가 다르고, 마스크는 1mm 차이로 물이 샙니다. 센터에 직접 오셔서 얼굴에 대 보고 발에 신어 보시라고 말씀드리는 이유입니다. 저희 센터에는 교육용 대여 장비와 판매 제품이 함께 있어, 빌려 써 본 것과 사려는 것을 나란히 비교하실 수 있습니다.

비용도 한 번에 계산하지 마시길 권합니다. 순서대로 사면 부담이 나뉩니다. 첫해에는 마스크와 핀, 스노클. 물에서 추웠다면 수트. 로그가 쌓이기 시작하면 다이브 컴퓨터. 연간 다이빙 횟수가 늘면 호흡기와 부력조절기. 이렇게 나누면 한 번에 큰돈이 나갈 일이 없습니다.

교육에 필요한 장비는 대여도 가능하기 때문에, 자격증을 따기 위해 미리 장비를 사실 필요는 없습니다. 교육 비용이 어떻게 구성되는지는 비용을 직접 계산해 보는 페이지에서 항목별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강습료와 PADI 이러닝, 수영장 세션, 바다 실습, 장비 대여가 각각 얼마씩 차지하는지 보이도록 만들어 두었습니다.

참고로 저희는 시작한 교육을 중간에 그만두시더라도 진행된 부분만 정산하고 나머지는 전액 돌려드립니다. 장비를 먼저 사고 나서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순서상 교육이 먼저이고 장비는 그다음이라고 말씀드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센터에서 다이빙 장비 구매를 상담하며 제품을 함께 살펴보는 모습
무엇을 사야 하느냐보다, 지금 사야 하느냐를 먼저 봅니다.

어디서 사느냐가 남기는 차이

같은 장비라도 어디서 샀느냐가 남습니다

장비는 살 때가 아니라 고장 났을 때 어디서 샀는지가 드러납니다. 사는 날보다 쓰는 날이 훨씬 길고, 문제는 늘 바다에서 생기기 때문입니다. 스트랩이 끊어지고, 공기가 새고, 부력조절기에 바람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때 옆에 누가 있느냐에 따라 그날 다이빙을 계속하기도 하고 접기도 합니다.

센터에서 사신 장비는 함께 물에 들어가는 강사들이 그 장비를 알고 있습니다. 어떤 구조이고 어디가 잘 말썽인지 알기 때문에 현장에서 바로 손을 봐 드립니다. 수리가 필요하면 강사가 그 자리에서 장비를 받아 정비를 맡기고, 다음 다이빙 때 가져다 드립니다. 다이빙을 쉬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른 곳에서 사신 장비는 그렇게 해 드리기 어렵습니다. 저희가 다루지 않는 제품은 구조도 부품도 다르고, 강사가 모르는 장비에 손을 대는 일은 오히려 위험합니다. 같은 제품이라도 보증 처리 방식이 판매처마다 다르기 때문에, 결국 사신 곳에 직접 문의하셔야 합니다. 바다에서는 그 하루가 그냥 지나갑니다.

가격표만 보면 어디서 사든 같아 보입니다. 차이는 문제가 생긴 날에 드러납니다. 장비를 어디서 사실지 정하실 때 이 부분을 한 번 더 생각해 보시길 권합니다.

지금 무엇이 필요한지부터 봐 드립니다

로그 횟수와 주로 들어가는 계절만 알려 주시면, 지금 사도 되는 것과 미뤄도 되는 것을 정리해 드립니다. 상담은 무료이고 등록 없이 질문만 하셔도 됩니다. 추가 권유나 결제 압박은 없습니다.

장비를 앞둔 분들

다이빙 장비, 자주 묻는 질문

자격증 교육을 받으려면 장비를 미리 사야 하나요?
아닙니다. 교육에 필요한 장비는 대여로 갖춰져 있어 빈손으로 오셔도 됩니다. 오히려 여러 장비를 써 보시는 편이 나중에 고를 때 도움이 됩니다. 다만 마스크만은 얼굴에 맞는 것이 큰 차이를 만들어서, 교육 초반에 마련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인터넷으로 사는 것과 센터에서 사는 것은 무엇이 다른가요?
착용해 보고 고를 수 있다는 점이 첫 번째입니다. 마스크와 수트, 부츠는 치수표만으로 맞추기 어렵습니다. 더 큰 차이는 산 뒤에 나옵니다. 센터에서 사신 장비는 함께 다이빙하는 강사들이 그 장비를 알기 때문에 바다에서 문제가 생겨도 바로 손을 봐 드리고, 수리가 필요하면 강사가 받아서 정비를 맡긴 뒤 다음 다이빙 때 가져다 드립니다. 다른 곳에서 사신 장비는 보증 처리 방식이 판매처마다 달라 사신 곳에 직접 문의하셔야 하고, 저희가 현장에서 도와드릴 수 있는 범위도 좁습니다.
호흡기는 언제쯤 사는 것이 적당한가요?
1년에 10번 이상 물에 들어가기 시작할 때를 기준으로 보시면 무리가 없습니다. 그보다 적게 들어가시면 매년 정비 비용과 보관 부담이 대여보다 크고, 오래 쓰지 않은 장비는 오히려 손이 더 갑니다. 횟수가 늘면 그때 사셔도 늦지 않습니다.
웻수트는 몇 mm를 사야 하나요?
정해진 숫자가 없습니다. 같은 수온에서 같은 수트를 입어도 어떤 분은 시원하다고 하고 어떤 분은 춥다고 합니다. 그래서 두께는 남의 기준이 아니라 자기 기준으로 정합니다. 추우셨다면 그때 입었던 것보다 보온이 좋은 것으로 올리시면 됩니다. 판단은 바다에서 입어 보고 하시는 편이 가장 확실합니다. 저희는 교육 중에 바다에서 Fourth Element 수트 전 제품을 직접 입어 보실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충분히 입어 보시고 강사와 이야기를 나눈 뒤에 고르시면 실패가 없습니다.
여성용 장비는 따로 있나요?
있습니다. 특히 수트와 부력조절기는 체형에 맞춰 따로 재단된 제품이 편차가 큽니다. 남성용을 작은 치수로 입으면 어깨나 허리가 맞지 않아 물이 드나듭니다. 저희 교육·상담팀에는 여성 강사가 여러 명 있어, 직접 입어 본 경험을 바탕으로 안내해 드립니다.
수영을 잘 못하는데 장비가 도움이 될까요?
장비보다 교육이 먼저입니다. PADI 기준으로는 수영을 하실 줄 알면 200미터 자유수영, 못하시면 마스크·핀·스노클을 착용하고 300미터입니다. 10분 떠 있기는 누워서 하셔도 되고 강사가 바로 옆에서 함께합니다. 방법이나 속도는 보지 않습니다. 서투신 분에게는 강사가 충분한 시간을 들여 도와드립니다. 시간이 아니라 학생의 수행 능력을 기준으로 진행하기 때문입니다.
중고 장비를 사도 괜찮을까요?
사실지 말지는 본인이 정하실 일입니다. 다만 스쿠버 장비는 바닷물에서 쓰는 물건이라 고장과 수리까지 함께 생각하셔야 합니다. 중고로 들이신 장비는 저희가 정비를 봐 드리거나 그 장비로 생긴 문제를 도와드리기 어렵습니다. 어떻게 쓰였고 언제 정비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핀이나 부츠처럼 구조가 단순한 것은 상태만 보시면 됩니다. 반면 호흡기와 부력조절기는 겉으로 상태를 알기 어렵고 생명에 직접 연결되는 장비입니다. 중고로 들이신다면 쓰기 전에 반드시 정비를 받으시고, 정비 이력이 확인되지 않는 물건은 피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장비를 사면 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기본은 민물 헹굼과 그늘 건조입니다. 바닷물이 마르면서 남는 소금이 고무와 금속을 상하게 합니다. 수트는 접어 두지 말고 넓은 옷걸이에 걸어 보관합니다. 호흡기는 1년에 한 번 정비를 받습니다. 그 밖에 궁금한 점은 자주 묻는 질문에 모아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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